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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2016)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1. 7.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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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Train to Busan

보기드문 폭발적인 국산 좀비물에 신파 한 사발

★★★★

 

 국산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영화에서 좀비 장르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괴시_1980), 다양성 있는 스토리에 비해 아쉬운 스케일이거나(이웃집 좀비_2009, 무서운 이야기 1-앰뷸런스_2012), 좀비 비스무리 한게 나오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알아먹기 힘들 망작이거나(어느 날 갑자기 4: 죽음의 숲_2006), 전형적인 구조만 답습하고 새로운 게 없어 보이는 경우(인류 멸망 보고서-멋진 신세계_2012) 같은 다양한 사례가 있어서 부산행은 그만큼 눈길을 받기 충분해 보였다.

 블록버스터도 블록버스터지만, 좀비와 고속열차라는 조합을 어디서 본 적이 없었다. 열차는 선박(알이씨 4: 아포칼립스), 항공기(새벽의 저주 온 더 플레인, 월드워 Z)와 마찬가지로 한정된 공간이라는 점이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최적이다. 그런데 도중에 멈추거나 침몰, 추락하면 전원 몰살 확정에 가까운 항공기와 선박과는 달리, 열차는 좀비떼 한가운데 멈추거나 탈선하지 않는 이상 어느정도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생존자들 간의 배려가 있으냐 없으냐가 변수겠지만.

 개인의 이기주의가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찰나의 순간이 여러번 있었는데 대부분 개인 혹은 다수의 이기주의로 인해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정부의 안일한 대처 묘사도 제대로여서 최악의 최악을 향해 달려가는 게 훤히 보일 정도였다. 정말 우리나라에 좀비가 발생하면 이러고도 남을 것 같은 모습 그 자체다.

 다만, 굳이 감동을 넣었어야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나 정도면 봐주겠는데, 한 번 시작하면 절정까지 나오는 지경이라 좀비물 분위기를 너무 깰 지경이었다. 그냥 양념 정도로 넣을 생각이었다면 살짝만 넣어도 될 걸 아예 들이 부어서 흔한 한국영화 후반부와 비슷한 양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소시민의 생존극에 치중하다 보니 좀비 설정에는 약간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구체적인 좀비의 원인까지는 생략할 수 있어도, 감염경과 시간이 들쑥날쑥 한 것은 문제라 생각한다.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좀비장르에서는 나름대로 가장 신경쓰이고 대충 넘길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다이것 때문에 좀비가 일관성 없게 보이는 건 물론이고 개연성에 여러모로 구멍을 낼 여지를 만들기 충분하다.

 해외 좀비영화는 이미 극한의 상황에 사람이 얼마나 치졸해지고 비열해지는지 비판하는 구조를 많이 볼 수 있다. 부산행도 이와 비슷했지만, 여러모로 클리셰를 깨는 구도가 많아서 그런지 뻔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냥 영화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진짜 우리나라라면 저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혼자 살겠다고 생존할 수 있었을 다수를 처참히 버리고, 비상식적인 논리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자주 접한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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