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blebee
10대 가족 청춘물에 난입한 트랜스포머
★★★☆
원작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2007년에 시작된 실사영화 시리즈가 내가 처음으로 접한 트랜스포머였다. 어릴 때 이후로 엄청난 스케일의 거대로봇물을 본 게 오랜만이라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변신요소라던지 사이버트론 같은 설정도 앞으로 뭐가 나올지 기대를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나온 건 실망스러운 것들 밖에 없었다.
갈수록 효과와 스케일은 점점 커지는데 그 이외의 전부가 부실해졌다. 비주얼은 엄청나 보이던 메인 빌런이 싱겁게 퇴장하는 건 흔한 일이고. 메인 스토리에서 벗어나 갈수록 의미를 잃어버리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결은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모를 지경까지 됐다. 거기에 거대로봇물인데도 사람이 다 때려잡는 모습이 많으니 이게 로봇물인지 군사물인지, 아니면 흔한 SF판타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다. 이렇게 죽을 쑤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초심 찾기에 나선듯 하다.
범블비를 메인으로 한 이번 트랜스포머 영화는 기존 로봇 캐릭터 디자인부터 원작 느낌으로 돌아갔다. 이전 디자인과 비교해보면서 원작 디자인이 좋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초반의 사이버트론 장면은 감탄 그 자체다. 기존에 크게 보여주지 않았던 디셉티콘과 오토봇의 대규모 전면전 모습이 멋지게 구현됐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리더 다운 모습도 크게 부각되어 나오기 때문에 제대로 감 잡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건 오프닝에서 보여준 팬 서비스 정도라 뭔가 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마음 편할 것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초기 트랜스포머 영화처럼 가볍게 회귀한 둣한 구도다. 심하게 무겁지 않고 가족 분위기라 적당히 볼 만할 정도다. 다만, 너무 라이트한 분위기를 잡으려고 했는지 거대로봇물 분위기 보다는 10대 청춘물에 더 가깝게 보였다.
범블비와 찰리를 메인으로한 감성적인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다. 스필버그의 영향을 받은 ET스러운 느낌까지는 어느 정도 봐줄만 하다. 문제는 10대 초점에 맞춘 내용이다 보니 좀 유치한 부분이나 뻔한 구도가 많다는 점이다. 스토리 자체를 못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간만에 나온 섹터 7이라든지 80년대 후반의 분위기나 기술력은 꽤 잘 나타낸 편이다. 단지 트랜스포머를 보러 온 건데 대부분의 내용이 청춘물이니 예고편에도 자주 나온 사이버트론 장면으로 기대를 많이 한 경우라면 갈수록 실망하고도 남겠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10대 하이틴물에 트랜스포머를 끼워 넣은 듯한 인상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물론 내용은 이래도 주요 전투장면은 상당히 잘 나온 편이다. 기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미군의 개입이 잦아서 군사물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제대로 된 로봇 전투가 나오는 편이다. 메인 빌런으로 나오는 디셉티콘 듀오는 이 영화가 트랜스포머 시리즈라는 느낌을 제대로 살린다. 특히 트리플 체인저라는 컨셉을 보여주는 선에서 끝내지 않고 전투에서도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이 있어 좋았다. 그렇기에 기존 시리즈에 비해 싱겁지 않고 다채로운 전투가 벌어지는 게 확연히 보였다. 분량 면에서는 전작에 비하면 스케일이 굉장히 작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총탄이나 근접무기에 금방 썰려나가거나 변신요소를 거의 활용 못하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잘 나왔다.
기존 시리즈와 이어지는 듯한 장면이 있어 리부트인지 프리퀄인지 굉장히 해깔리지만, 이걸로 초심을 찾았으면 좀 더 괜찮은 후속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름 거대로봇물을 좋아하는 편이라 트랜스포머 영화 시리즈가 여기서 끝나기에는 아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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