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edator
정체성 상실, 설정파괴 끝판왕
☆
외계인 캐릭터하면 인상 깊은게 에일리언이랑 프레데터다. 특히 프레데터는 클리셰나 다름없는 야만적이고 침략적인 외계인상과 차별화된 사냥꾼 이미지가 강렬하다. 그 사냥꾼이란 이미지도 단순한 학살자라기 보다는 지능적이고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 무서운 존재이면서 간지 넘친다는 인상이다. 이게 바로 프레데터의 매력이자 초기 1편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다. 그런데 프레데터가 나온지 31년이나 된 이 시점까지 시원치 않은 후속작만 나오던 마당에, 이제는 아예 프레데터라는 캐릭터를 써먹는 방법을 모르는 지경까지 와서 정말 충격적이다. 퇴보도 아닌 관짝행이라 봐도 될 정도다.
이번 프레데터는 예고편과 영화 초반으로만 사기를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뭔가 보여줄 것처럼 나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긴 했는데 이게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게 19금 걸고 만든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강렬한 장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아무리 잘쳐봐야 B급 영화들에서 볼 법한 시답지 않은 잔인한 장면 뿐이고, 그걸 다 편집해서 잘라내면 그냥 외계인이 나오는 가족영화 그 이상도 아니다. 마치 애들이 봐도 문제없는 건전한 19금을 만들어야 겠다는 마인드로 만든 게 아닌 가 싶은 생각이 들정도였다. 말 그대로 이도저도 아닌.
이런 수준으로 만들어 놓고 19금을 붙여놓을 거면 프레데터는 왜 가져다 쓴 건지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이거다. 초창기 프레데터 영화에 출연했었던 감독임에도 프레데터에 대해 1도 이해하지 못한 채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에 나온 프레데터는 완전히 정체성을 상실한 설정파괴 폐기물 그 자체다. 어느 수준인지 간단히 말하자면 프레데터를 우주전쟁과 동급으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 프레데터가 모습을 들어낸 장면이 예전 1편에 나온 장면 오마주라는 생각도 안 들었다. 그냥 멋져보여서 따라했을 것 같다는 인상이다. 프레데터도 마땅히 만들어낼 외계인 캐릭터 아이디어가 없었는데 감독이 예전에 출현했던 영화가 갑자기 생각나서 가져다 쓴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다.
프레데터 이외의 인물들도 문제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관성 없이 무조건 눈에 띄게 보이려고 막 우겨넣은 PC요소에, 쓸때없이 저질 개그로 웃기려는 B급 냄새 캐릭터만 넘쳐나고. 여기에 자잘한 설정을 제외하면 흔한 가족영화 래퍼토리의 인물이 메인이다. 이 영화의 장르와 등급을 생각하면 이게 무슨 조합으로 보이는지 기가막히지 않은가? 짬뽕의 짬뽕. 파멸국이나 다름없다.
가장 어이없는 부분은 결말이다. 이따위로 만들어 놓고 후속작 떡밥이나 날리는데다 이번에는 아이언맨 3 때의 향수를 끌어다 쓴 것 같은 설정을 넣어 지금까지 내가 본 게 뭔가 싶을 정도였다.
제목과 빌런은 프레데터,
영화 분위기는 가족, B급, PC, 19금과 소품 정도로만 등장하는 SF, 호러
여기에 설정은 우주전쟁, 아이언맨...
진짜로 감독이 각본이나 설정 생각 안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 보이는 것들은 전부 가져다가 박아 넣은 게 아닌 가 싶다...
이제는 걱정된다.
다른 시리즈물 영화도 이따위로 나오지나 않으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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