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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레이커블(2000)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1. 1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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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브레이커블

 

Unbreakable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만들어낸 만화 스토리

★★★★

 

 삶이 힘들 때, 한 번 쯤은 이상을 염원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대신 해결해 주었으면. 이 처참한 현실을 개선해줄 구원자가 있었으면. 아무 때나 달려와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지만 이상적인 것들은 전부 창작물 속에만 나온다. 소설, 만화 같은 곳에서 말이다. 특히 만화는 이미지로 나타나고 대중성이 있어 파급력도 크다. 요즘 소설도 이상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는 편이긴 해도, 대부분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을 두고 만화 같은 일이라 하지 않은가.

 열차 탈선 사고에서 유일하게 다친 곳 하나 없이 살아남은 데이비드 던. 이 소식을 들은 만화 연구가이자 어릴 적부터 뼈가 매우 약한 병을 가진 일라이저 프라이스는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주장을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슨 내용인지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샤말란 감독의 영화가 다 그렇듯, 겉만 보고서는 아무 것도 파악되지 않으니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가 관건이다.

 반전이 생명인 만큼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말하자면, 이 영화는 스릴러이면서 만화 같은 설정을 지극히 현실적인 해석으로 풀어내는 판타지다. 판타지면 판타지라고 하면 될 걸, 지극히 현실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판타지라 하면 현실을 논외로 치고 정해진 규칙과 설정이 있다. 그 안에서 아무리 말도 안 되는 것이라도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다. 제약이라고 해봐야 정해놓은 설정을 깨지 않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현실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고 판타지를 이식해 넣은 것에 가깝다. 기본 스토리 라인만 봐도 가족 영화처럼 보이고 판타지로 보일 만한 부분은 드물게 나타난다. 그 드물게 표현되는 것도 우연이나 보기 드문 특이한 경우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구석이 한 두 개 쯤 있다. 그렇기에 현실적인 영화로 보면 황당할 수 밖에 없고, 판타지로 보자면 너무 시시하게 보이고도 남을 것이다. 이게 개봉 당시에 평을 깎아먹은 이유라고 생각된다.

 결말 부분의 반전은 꽤 그럴싸하고 이 영화가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에 걸맞게 보이긴 한다. 다만, 그 반전이 결말의 전부고 이후의 세부적으로 더 나올 법한 장면을 코멘트로 생략해버려 김빠지게 만든다. 강렬하게 치고 끝내버린다는 걸 노린 걸지도 모르겠지만, 반전을 통해 뭔가 본격적인 일이 벌어질 법한데 끝낸 것처럼 보인다. 쉽게 말해서 프롤로그만 보여주고 끝낸 느낌? 그럼에도 작중 캐릭터들의 설정을 보면 이걸 심각한 문제로 지적할만한지 애매하긴 하다. 또한 지금와서는 후속 영화가 나오고 있으니.

 영화 초반부터 만화가 강조되는 걸 생각하면 감독이 생각한 주제는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화 같은 일이 현실에 일어나면 과연 좋은 일일까. 만화 속에서 흔히 주인공에 해당되는 캐릭터는 급이 맞는 다른 캐릭터들 속에서 시련을 겪고 사회적으로 명망을 얻는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만화에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보잘 것 없어 보이는데? 그것도 혼자만 유별나면 경계하고 보는 현대사회에서?

 현 시점까지 나온 영화들 중,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현실적인 영웅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긴 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현실적인 분위기를 공유하는 것이지 각종 설정을 보면 완벽하게 현실과 결부되지는 않는다. 그에 비하면 언브레이커블은 만화적 설정을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로 보인다. 만화 캐릭터가 현실에 맞춰 튀어나온게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이 만화 캐릭터 같은 위치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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