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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소닉(2020)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20. 2. 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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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소닉

 

Sonic the Hedgehog

개연성 없이 빠르지만 매력은 있는 소닉의 지구 모험기

★★★☆

 

 어릴 적 도트 그래픽으로 나오던 여러 게임 시리즈들을 워낙 재미있게 해서 추억의 캐릭터가 은근 많다. 지금도 신작이 나오며 여전한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새로운 소식이 나오면 진짜 오랜만이라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실사 영화 소식으로 간만에 들어본 소닉이 그렇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게임은 물론이고 애니, 캐릭터 상품 등으로 꽤 많이 접해서 그 당시에 마리오 다음으로 꽤 좋아했던 캐릭터다. 그때 이후로 사실상 잊고 지내다 종종 관련 소식을 듣고는 했다. 닌텐도 올림픽 게임에 나온 거랑, <주먹왕 랄프 시리즈><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카메오로 나온 정도.

 이번 실사영화 같은 경우, 꽤 뜨겁게 논란이 된 초기 모델링 문제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원작 파괴를 넘어 불쾌한 골짜기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이 워낙 충격적이라 반발이 상당했다. 결국 디자인 변경과 동시에 개봉일까지 미루어졌지만 나름 팬들의 의견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굉장히 잘 된 일이라고 본다. 원작이 있는 실사영화가 나왔다 하면 발생하는 문제를 좋게 해결한 사례니까. 이런 탓에 별 기대가 안 되더라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소닉이 좋기도 하고.

 별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스토리 구성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저연령층을 노린 뻔하고 가벼운 스토리인 것까지는 그렇다 친다. 대부분의 지구인 파트도 흔해빠진 시트콤 스토리 같다는 인상이지만 나름 못 봐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문제는 개연성과 급한 스토리 전개속도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소닉과 시골경찰의 로드무비 치고는 너무 즉흥적으로 풀어나가는 면이 많다. 사실상 초면인 두 인물이 너무 급격하게 친해지고. 갑작스럽게 일이 벌어지고 정리되는 패턴이 많아 보기에 따라 정신없어 보일 수도 있다. 흔해 빠지다 못해 싸구려나 다름없는 극적인 연출은 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과도한 저질개그가 없다는 정도?

 그럼에도 이 영화를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긴 하다. 스토리 문제를 전부 무시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소닉 관련 요소가 꽤 잘 나온 편이라 그렇다. 개봉 이전에 지적 받은 CG 모델링은 원작 디자인이 반영되어 상당히 개선됐다. 털이 북슬북슬하게 나타난 점은 <명탐정 피카츄>에서 나왔던 만큼 과도한 수준까지는 아니라서 적당하다. 이제 작중에서 어떻게 나오나 문제인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살짝 호불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성격이나 능력 면에서 약간 미성숙한 면모가 보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 과도하게 미성숙하고 어둡게 나온 것까지는 아니긴 해서 큰 문제까지는 아니다. 오히려 잘 나온 부분이 많은 편이다. 좀 좋지 않은 상황이라도 재치 있게 패러디가 섞인 유쾌한 입담을 보이고. 속도 관련 액션에서 보여주는 역동적이고 화끈한 타격감. 나름 구현되어 있는 게임 속에서 나오던 요소. 소닉을 알고 보면 아는 게 보여서 재미있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신기하게 볼 수도 있겠다.

 개봉 이전부터 가장 주목받던 부분인 짐 캐리의 닥터 에그맨 역시 이견 없이 최고다. 원작과 거의 흡사한 비주얼은 물론. 과장된 몸짓과 리액션, 대사에서 하나하나에서 나타나는 미친 과학자 특유의 똘기. 틈만 나면 나오는 자뻑기질.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고 위협적이게 몰아붙이는 각종 기술력. 과도하게 무겁게 가지 않으면서도 뚜렷한 메인 빌런 다운 진지함. 살짝 반복적인 개그 패턴이 약간 흠이긴 하지만 소닉만큼이나 잘 나온 닥터 에그맨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쿠키영상 2개까지 후속 떡밥은 물론 팬서비스 차원에서도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다음 영화를 기대해 봐도 되겠다. 원작 요소만 놓고 보면 이렇게 반영이 잘 된 걸 진짜 오랜만이라 믿을 수 있겠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속편이 나온다면 전반적인 스토리는 좀 신경을 써야 되긴 하겠지만. 아무리 소닉이 멋지게 나와도 별 감흥 없는 시트콤 같은 스토리를 다시 보게 되는 건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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