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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2016)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8. 12. 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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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The Wailing

진짜 악은 누구인가

★★★★★

 

 착한 놈과 나쁜 놈. 그냥 들으면 엄청 쉬워보이지만, 막상 실전에서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방법이나 이미지는 다양하지만, 잘 보면 대부분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어진 고정관념 혹은 색안경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왜냐하면 살다보면 느끼겠지만, 생각하던 이미지와 실체가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잘 생기고 착해보이는 사람이 범죄자로 밝혀지고, 성격 더럽고 깡패처럼 보이는 사람이 실제로는 순둥이였다는 등. 이런 걸 보면 우리는 과연, 진짜 선과 악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이게 별거 아니라 생각할 수 없는 게, 악은 목표물에게 미리 예고하는 법 없이 순식간에 덮친다. 이런 건 나중에 후회해도, 그 나중이라는 후회할 기회마저 없을지도 모른다.

 곡성은 얼핏보면 미스터리 호러 범죄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원인을 알 수 없고, 수상쩍은 인물이 돌아다니는 것이 딱 범죄물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곡성은 그렇게 쉬운 해석을 하게 두지는 않는다.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되어 있지만 중후반대까지 전개를 보다보면 엑소시스트 같은 오컬트에 가깝다는 게 느껴진다. 엑소시스트가 한 가정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면, 곡성은 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확장판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곡성은 단순히 초자연적인 존재로 인한 퇴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선과 악이 무엇인지 논하는 것에 가깝다. 엑소시스트와 비슷한 만큼, 각종 종교적인 요소들이 많이 나와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한국 민속신앙에 일본의 밀교로 추정되는 종교(외지인의 국적과 불상으로 보이는 동상, 그리고 승복으로 보이는 복장에 주술력이 특히 강조된다는 점에서 일본의 밀교가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에 기독교까지 연결되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 오컬트적 요소는 선과 악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적절한 요소라는 생각이다. 애초에 선과 악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천사와 악마인데, 그냥 아무런 특성이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가지고 천사냐 악마냐를 논하는 건 현실에서 착한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와 비슷한 구도일지도 모른다.

 지명으로 곡성이라 썼을지도 모르지만, 한자로 쓴 곡성을 보면 이 선과 악의 논쟁을 제 3자의 시선으로 나타낸 것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착한 놈이냐 나쁜 놈이냐 문제되는 인물들의 자세한 행적은 나오지 않고 지역 주민들 위주로 나오는 점. 작중 주연 인물이 느끼는 것만큼 해깔리는 인물관계. 이러한 점을 들어 곡성은 선과 악을 제대로 보지 못한 피해자를 나타낸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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