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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2018)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8. 12. 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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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2018)

 

Halloween

집착과 집착의 대결, 마이클 마이어스 리턴즈

★★★★☆

 

 공포영화하면 떠오르는 살인마 캐릭터가 많다. 하키마스크가 상징인 <제이슨 부히스>, 전기톱 살인마 <레더페이스>, 장르법칙 파괴로 유명한 스크림의 <고스트 페이스>, 게임 매니아 <직쏘>, 잔인한 악몽 속 익살꾼 <프레디 크루거>, 인형 공포증의 원조 <처키>. 이 밖에도 더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없이 순수 악의 이미지를 가지고 영화 속 살인마하면 떠오르는 요소를 확립시킨 캐릭터가 있다. 바로 마이클 마이어스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라는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면 셰이프(Shape) 또는 식구라는 이름으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살인마가 리메이크를 포함한 마지막 후속이 나온지 9년, 또 원작이 나온지 40년만에 돌아왔다.

 슬래셔 장르가 다 그렇듯, 마이클 마이어스도 양산되는 후속작 범람 속에서 수많은 퇴색을 겪었다. 대부분 캐릭터의 특성을 못 살리는 경우가 많다. 클리셰를 깬다고 살인마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장면만 넣는다던지. 아니면 슬래셔 장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지루한 간보기와 추격전 위주로만 나와 실망감을 준다. 하지만 이번 할로윈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없다. 현재 호러영화 명문가로 떠오르는 블럼하우스의 손에서 40년 전의 그 공포가 제대로 재현됐기 때문이다.

 이번 할로윈은 그 동안의 후속작을 전부 무시하고 1편에서 40년 후의 시점을 다룬다. 매년 할로윈이 돌아오듯 마이클 역시 다시 돌아오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40년 전의 사건을 기억하거나 뒤쫓는 이들 역시.

 1편의 생존자인 로리 스트로드의 변화가 제일 인상깊지 않나 싶다. 단순히 강해진 것이 아니라 마이클 마이어스 못지 않게 집착 캐릭터로 변모한 모습이다. 마이클이 로리를 집요하게 쫓아다닌 것처럼 로리 역시 마이클을 자신이 반드시 죽여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유 없는 무차별 살인 스타일인 마이클과 달리 확실한 이유가 있어 차이를 둘 수도 있다. 하지만 최악을 대비하는 것 치고는 병적으로 집착하는 부분이 꽤 있어 어느 정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던 일방적인 집착이 서로가 서로를 집착하는 구도가 되면서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본다.

 마이클이 탈출하고 로리와 대결하기까지 과정에서부터 확실하게 강한 인상을 준다. 할로윈 특유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마이클은 조용히 여기저기서 얼굴을 비추며 닥치는대로 죽인다. 그냥 숨어있다가 덮치는 갑툭튀나 잔인한 난도질 장면과 다르다. 오히려 난도질 장면의 경우는 생략 또는 앵글 밖에서 이루어지거나 강하고 짧게 끝난다.

 마이클이 등장할 때 가장 무서운 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조용히 등장하거나, 화면에 나타나지만 잘 보이지 않는 각도로 나온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배경 귀퉁이에서 얼굴을 비춘다던지. 그것도 일부러 흐릿하게 잡거나 멀리 있는 실루엣이다. 그래서 마이클이 제대로 앵글 안에 들어와서 강조되지 않는 이상, 배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마이클이 부기맨으로도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인듯 하다.

 후반부 대결 장면도 꽤 만족스러웠다. 처음에는 대결구도로 간다고 해서 마이클이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40년 간 준비하며 나름 강해진 로리 앞에서도 마이클은 변함없는 공포를 선사한다. 총을 들고도 식칼만 가진 살인마를 상대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걸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물론 로리도 일방적으로 당하지만은 않는다. 마이클과 비슷해진 집착인 만큼 허점을 찔러 마이클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어느 한쪽이 너무 약하지도, 초월적으로 강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마이클 마이어스는 돌아왔지만 여전히 후속의 여지를 두고 있다. 깔끔한 완결이었으면 더 좋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매력적인 캐릭터는 은퇴하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다음 후속작에서도 이번과 같은 퀄리티를 기대하는 것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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