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ape of Water
차별의 시대, 하나가 되는 차별받는 이들
★★★★★
나와는 다름. 또는 우리와는 다름. 다르다는 걸로 주목받는 이들이 많다. 대체로 좋지 못한 시선, 선입견, 즉 차별적으로 보는 것이다. 오랜 옛날부터 존재한 차별은 세상이 넓어지면서 더 다양한 형태와 계층으로 확산되어 왔다. 서로 다른 문화, 생김새, 취향, 인종 등등. 무엇이든 나 또는 사회 구성원 다수와 다르게 보이면 곧 하등 취급이고, 차별로 이어진다.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지만, 요즘 시대를 차별에서 자유로워 졌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공연하게 숨어 있는 차별이 여전히 많고, 이제는 대놓고 차별을 조장하기까지 한다. 그 어느 때보다 화합을 강조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어인과 사람의 사랑이라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기괴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원래 기괴한 스타일이 특징인 감독이지만, 이번에는 괴이한 세계와 현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가 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주연인물 상당수가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위치에 있어서 화합의 의미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어인 역시 이번에는 그냥 무서운 생물이나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 차별 받는 존재라고 볼 수 있겠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대하는 것과 조금만 다르다고 무시하는 태도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차별받는 느낌이 어떤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남들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똑같이 생활하는데도 겉으로 들어나는 다른 점이 있다고 전혀 다른 생물 취급하는 듯한 인상이다. 어인의 경우도 비슷했다. 진짜 인간과 다른 생물이지만, 그 누구하나 다른 시선으로 볼 생각을 하지 않는 점이 그렇다. 괴물 같이 생겼으니까, 그 내면까지 괴물. 사람처럼 생겼지만 다르게 생겼으니까 괴물. 이게 바로 차별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닐까 싶다. 어인보다 못한 차별주의자들이야 말로 진정한 괴물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주연인 샐리 호킨스의 벙어리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어인과 사랑에 빠진 순간에서 벙어리라는 점 때문에 애절함이 더 강조되어 보였다.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게 사랑이고, 때로는 사랑을 강조하기 위해 온갖 화려한 대사로 장식하는데, 그런 것이 전부 배제된 상황이다 보니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있다는 게 귀가 아니라 눈으로 보이는 듯했다. 여기에 물 속에서의 자유로운 모습, 신비로운 분위기의 음악까지 더해져서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경인 1960년대 초 미소 냉전시대도 꽤 눈여겨볼 점이다. 그저 지금보다 아무렇지 않게 차별이 심하던 시대라 작중 인물들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일 뿐만 아니라, 당시 시대적인 문제로 있던 또 다른 차별을 설명할 수 있어 보였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그리고 미국인과 소련인. 비록 국가와 이념 간의 대립이었다 해도 차별이 존재한다.
미국인이라고 반드시 선역일까,
소련인이라고 반드시 악역일까.
국가와 이념에 상관 없이 말이다.
작중에서 신이 어떻게 생겼는가 언급된다. 그것도 편협한 시각에 당연하다는 듯한 주장으로. 만약 그렇게 생각하던 신이 생각 밖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그 신도 차별 당해야 하는 걸까. 아니, 신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똑같은 인간끼리도 차별하는 시선으로 신을 형상화 했으니, 그건 신을 모독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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