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곰돌이 푸 다시만나 행복해(2018)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8. 12. 31. 00:05

본문

곰돌이푸다시만나행복해

 

Christopher Robin

어린 시절 친구는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

 

 어린 시절은 환상 그 자체다. 뭐든 할 수 있고, 걱정거리도 없으며 언제나 같이 놀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도 존재한다. 무엇을 하든 하루는 길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한 나날의 연속이다. 하지만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머나먼 옛날 일이 되어 기억 속에도 점차 사라진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 버리면 어린 시절에 있었던 것들은 없어져 버리는 걸까. 아니면 언제나처럼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번에 나온 곰돌이 푸 영화는 흔히 아는 가벼운 동화스러운 내용과는 살짝 다르다. 다름이 아니라 푸와 같이 주연이나 다름없는 소년 크리스토퍼 로빈이 어른이 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한결 같이 순진하고 꿀 밖에 모르는 푸와 달리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로빈은 가치관이 많이 변했다. 그렇다보니 푸가 좋아하는 것들은 로빈에게 방해가 되거나 의미 없이 성가신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모습을 보며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 건 왜일까.

 영화 속에 나타난 푸와 친구들은 여전하다.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는 이요르, 소심하고 겁 많은 피글렛, 까칠이 토끼, 정신없이 활발한 티거, 똑똑이 부엉이, 캥거루 모녀 캉가와 루. 고민거리나 좋아하는 것, 중요한 것도 한결같다. 그에 비하면 로빈은 시대가 2차세계대전 이후의 영국임에도 현재 우리와 똑같다. 삶이 바쁘고, 일이 우선이고, 돈이 중요하다. 당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많은 걸 놓치고 살아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잠깐이라도 웃을 일이 없었을까.

 사소한 것에도 기쁜 순간이 없었을까.

 잘 사는 것이 곧 행복일까.

 이게 진짜 소중한 것일까.

 원래도 인형이라는 설정이었고 CG기술로 더욱 인형처럼 나타내서 그런지 푸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슬퍼보이기도 했다. 관심 받지 못하고 먼지만 쌓여가는 인형이 이런 느낌이지 아닐까 싶다. 언제나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지만 정작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고. 기대하다 실망하고. 또 간혹 화낼만 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도 푸는 담담하다. 로빈은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 로빈에게 이것이 중요한 것이구나. 그럼에도 푸는 어른이된 로빈을 전혀 낯설어 하지 않는다. 로빈은 로빈이다. 어린 시절이 지나가도 자신은 자신이라는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릴 적 나는 어디로 갔을까,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

 여러모로 많은 생각하게 만들지만 이 영화는 곰돌이 푸가 메인인 만큼 힐링이 되는 영화다. 별거 아닌 것에도 웃고, 아무런 걱정 없이 자유롭던 시절을 다시 느낄 수 있다. 로빈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서 다소 진지하게 보이겠지만 푸와 친구들의 매력은 그대로 볼 수 있어 원작 느낌도 충만하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때의 나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도 다시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때의 친구들도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는 이상 여전히 존재하며 기다린다는 것도.

 


'영화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이라(2017)  (0) 2019.01.01
라이트 아웃(2016)  (0) 2019.01.01
그것(2017)  (0) 2018.12.30
곡성(2016)  (0) 2018.12.28
셰이프 오브 워터(2017)  (0) 2018.12.28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