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s Out
오늘 밤은 불 켜고 자야겠어...
★★★★
의외로 공포는 단순한 것에서 시작하고는 한다. 사나운 짐승이나 징그러운 벌레, 귀신, 괴물까지 가지 않고 더 단순한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소음이나 그냥 어둠 같은 것 말이다. 특히 어둠 같은 경우는 어린 시절에 경험한 적이 많을 것이다. 무엇이 있을 것 같다라는 인상을 받는데, 미지라는 것에 상상이 부여되서 만들어지는 경우로 해석되고는 한다. 하지만 상상이 아닌 실제라면, 어린 시절에만 한정된 공포라 할 수 없지 않을까?
라이트 아웃은 2013년에 먼저 나온 단편영화에서 시작되었다. 불을 켜면 안 보이고 불을 끄면 나타나는 존재를 나타냈는데, 짧은 내용 속에서 상당한 임펙트를 준다. 별거 아닌 것으로 상당한 분위기를 만드는 원작자가 감독이고, 여기에 <컨저링>, <인시디어스>의 감독인 제임스 완이 제작을 맡았으니 이제 비명을 지를 일만 남은 거나 마찬가지다.
어두울 때 나타나고 거의 죽은 거나 다름 없게 나왔기 때문에 작중 공포의 핵심인 다이애나는 뭔가 특수성이 있는 귀신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이애나의 행동을 보면 그냥 귀신하고는 뭔가 성격이 다른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컨저링>이나 <인시디어스>에 나온 악령의 경우를 보면 손을 쓰지 않고 물건을 움직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령이 직접 물건을 들고 움직이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영적인 힘을 이용해 물건을 던지고, 문을 막아버리는 등의 초월적인 면이 강하다.
그에 비해 다이애나의 경우는 살아있는 사람이나 다름 없듯이 육탄전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많았다. 귀신이 사람을 때려 패서 죽인다? 맨손으로 사람을 째서 죽이는 경우도 없는 건 아니지만 사람을 손으로 집어던지고, 따귀를 날리고, 거기에 보통은 저절로 쾅 닫힐 문을 손으로 직접 닫는 걸보면... 특수성이 생긴 사람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게다가 죽음도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고.
라이트 아웃의 묘미는 빛과 어둠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나온다. 공포 대상의 움직임이 어둠 속에서만 확인되기 때문에 빛이 교차할 때는 그 다음 행동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갑툭튀가 상당하다. 빛이 비출 때는 모습이 안 보이고 물리력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움직일 수는 있다. 그래서 다이애나는 불을 꺼지길 기다리며 상대를 덮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서 다양한 빛으로 다이애나에 대항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솔직히 안전하기 보다는 더 불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애나의 모습과 물리력을 없앨 뿐, 존재 자체를 사라지게는 할 수 없는 임시방편이나 다름없으니까.
큰 복선 없이 공포의 핵심만 딱 나타냈기 때문에 과연 이걸로 끝일지 궁금해진다. 아마 속편이 나온다면 다이애나에 대해 더 자세히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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