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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아웃(2017)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3. 2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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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아웃

 

Get Out

무의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침입해 오는 고정관념이라는 괴물

★★★★☆

 

 특정 대상이나 사물에 대해 편견이 생기면 쉽게 고치기 어렵다. 오랜 시간 동안 정해진 이미지로 교정된 상태라면 더 그렇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려고 해도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생각이냐, 남이 정해놓은 관념이냐. 이 중간에서 제대로 된 형상을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여러 공포영화들 봤지만 겟 아웃은 분위기가 상당히 기묘하다. 딱히 무서운 존재가 나오지 않는데도 형언할 수 없는 불길한 분위기로 몰고 간다. 오컬트 호러가 이런 스타일긴 하지만 이것과도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오컬트라면 그에 걸 맞는 상징과 불쾌한 장면이 나오기 마련이다. 역 십자가라든지, 악마를 나타내는 문양 같은 거 말이다. 반면 이 영화의 불길함은 이렇게 설명된다. 나 혼자만 동 떨어져 있는 듯한. 분명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데도 느껴지는 이유모를 고립감 말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바로 특정 부류를 대상으로 하는 차별적인 분위기 말이다.

 작중의 분위기나 누구나 금방 알아 볼 정도로 노골적인 상징이 종종 나오는 걸 보면 인종차별이 메인 주제로 보일 법하다. 미국에서는 꽤 오랫동안 다루어진 소재다 보니 대강 스토리가 예상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종 차별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는 건 맞지만 고정관념 탈피가 더 메인 주제에 해당된다고 본다. 고정관념이나 차별이나 그게 그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보면 어떨까. 차별이 아닌데도 차별로 받아들인다든지. 동등한 대우가 아닌데도 동등한 대우로 받아들인다든지.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더 확실하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차별은 낮잡아보는 것이고, 고정관념은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이다.

 실제로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외로 보이는 장면이 꽤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당연하지만 다시 보면 어딘가 위화감이 드는 곳이 있다면 제대로 본 것이 맞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뭔가 이상한데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혹시 영화나 드라마 같은 매체 같은 곳에서 만든 이미지는 아닐까. 한 번 자각하게 되면 어떤 장면에서든 뭐가 맞고 틀린 건지 꽤 혼란을 겪게 된다.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인종차별적인 시전으로 보고 있었구나. 그 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고정관념이었구나. 이런 방식으로 인종차별 관련 상징이 범람하는 곳곳에 고정관념이 숨어들어있다. 한 번 봤을 때 알아보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정도 봐야 보일 정도면 무의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느껴진다.

 대체로 영화를 보면서 연기력에 대한 부분은 크게 언급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표정연기는 정말 인상적이라 하고 싶다. 어딘가 인위적이면서 경직된 표정은 가면 같다는 느낌을 준다. 그냥 딱딱한 표정과는 성격이 살짝 다르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은 수상쩍다는 느낌을 금방 준다. 이 영화의 경우는 보이지 않는 교정기로 고정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은근히 많이 보이는 억지웃음은 보면 볼수록 어딘가 일그러진 얼굴로 보여 기괴하다는 인상까지 준다.

 공포영화를 표방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인종차별에 대한 풍자극으로도 볼 수 있다. 전반적인 스토리가 살짝 현실성 없는 부분이 많긴 해도 풍자적 설정이라면 충분히 납득 할만하다. 앞서 말했듯 차별은 낮잡아 보는 행위다. 즉 차별하는 자들은 부러워할 것이 전혀 없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나타난 차별주의자들의 모습은 콤플렉스 덩어리로 밖에 안 보였다. 온갖 잘난 척과 가식, 자랑 질, 교양 있는 척을 하는 주제에 박탈감을 느껴서 차별을 한다니. 영화가 다 끝나고 생각해 보면 진짜 웃기는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종종 웃기는 장면이 나오던 것도 이런 풍자성을 나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이지 않을까 싶다. , 이런 스타일인 탓에 크게 무섭지 않게 보이기도 하다. 무서운 이미지 없이 오직 심리적으로만 몰아붙이는 경우라 더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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