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샤잠!(2019)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4. 6. 02:02

본문

샤잠!

 

Shazam!

유치한 혹은 어린 감성의 슈퍼히어로가 풀어낸 가족의 소중함

★★★★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긴 했다. 어리다는 이유로 못하게 하는 것이 많고, 여러모로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어린 마음에서 만들어진 상상 속의 로망이나 다름없다. 무작정 어른이 된다고 모든 게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다, 어른이라고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른이라도 무시당할 수 있다……. 무엇보다 책임이라는 문제가 늘 따라다닌다. 어릴 때는 몰랐던 어른의 책임은 상상 그 이상으로 무겁고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때에 따라서는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느냐에 따라 어른을 구분 지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라는 법은 없으니까.

 샤잠은 어린 아이들의 로망을 담은 히어로다. 어린 내가 근육 빵빵하고 강한 성인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다면. 한 번 쯤 해봤을 상상이 실제 슈퍼히어로로 구현된 것이다. 이에 걸맞게 대부분의 주연인물이 어린 아이나 초등학생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생각보다 전반적인 내용이 유치한 편이긴 하다. 특히 주인공 빌리 뱃슨이 샤잠으로 변신한 후부터는 천진난만함이 최대치로 올라가서 오글거린다면 오글거린다고도 할 수 있다. 본인 같은 경우는 딱히 나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진중함을 가지는 마블 슈퍼히어로 분위기나 어둡고 상당한 스케일이 특징이던 DC 슈퍼히어로 분위기를 좋아하던 경우라면 상당히 별로일 수 있다.

 스토리는 나름 눈에 띄는 게 메인 히어로 샤잠과 메인 빌런 닥터 시바나가 더블 주인공인 것 마냥 기원부터 탄생과정이 같이 나와서 그렇다.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배경을 보면 샤잠(빌리 뱃슨)과 닥터 시바나는 가족으로 인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샤잠은 진짜 가족이라는 부분에 집착하던 것이고 닥터 시바나는 가족에 대한 증오심이라고 보면 된다. 가족이라는 주제로 나타낸 양 극단의 캐릭터로 보이기도 하다. 순수함과 증오심이라는 부분에서 말이다.

 생각보다 슈퍼히어로 장르 비틀기가 꽤 많이 나오는 편이다. 처음 슈퍼히어로가 된 상황을 다루다보니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이나 슈퍼히어로 물에서 나오는 흔한 장면을 이용한 개그가 대부분이다. 정확한 능력이 뭔지 몰라서 온갖 황당한 테스트를 하고, 제대로 능력이 발휘가 안 돼서 허둥대고. 안 그래도 저예산 제작인데 이런 스타일이라 그런지 전투신이 심하게 단조로운 편이긴 하다. 타격감이나 호쾌한 액션을 기대하기도 무리고 주력기인 번개 역시 개그 장면 외에는 큰 임펙트를 남기지 못한다. 그러나 초스피드 연출은 저스티스 리그의 플래시가 지적받은 부분을 상당히 개선해서 이 부분은 높게 평가 할만하다. 어린 아이 다운 트릭키한 전투방식과 도발로 생각지도 못한 역습을 날리는 부분 역시 샤잠이라는 캐릭터만의 매력이라고 본다.

 닥터 시바나는 나름 빌런 다운 면모를 보여줘서 어느 정도 괜찮게 봤다. 빌런이 된 동기가 단순한 면이 있어서 혹시나 찌질한 이미지로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한 편이다. 샤잠이 히어로로서 미숙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생각 이상으로 대등하게 싸워서 빌런 값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공포영화 감독들만의 주체할 수 없는 본능인지 다소 공포스러운 연출이 나와서 이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쿠아맨에서도 트렌치 종족들로 크리처물 분위기과 심해공포를 묘사한 전례가 있으나 작중 분위기를 크게 해치지 않아서 세계관 설정 중 하나로 넘길 만 했다. 하지만 샤잠에서 나온 연출은 닥터 시바나의 극악무도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넣은 것 치고는 작중 분위기와 다소 이질적일 정도로 과하긴 했다. 직접적인 묘사까지는 없었지만 크리처물에 나올 법한 살육장면이라 12세 관람가 치고는 꽤 충격적이다. 공포영화에 내성이 있는 경우라면 상관없겠지만 대체로 가벼운 분위기로 보러 왔기 때문에 많이 놀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초반과 후반의 갭이 너무 차이 난다는 점도 닥터 시바나라는 캐릭터의 카리스마를 반감 시키는 부분이다. DC 영화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의 빌런으로 시작했다가 샤잠 분위기에 맞춰서 갑작스럽게 라이트한 수준으로 너프 했다는 인상이다. 그래서 후반 전투신은 어차피 12세 등급에 맞춰서 무자비한 장면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관성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꽤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 외적인 문제로는 개그장면을 대부분 직역으로 번역해 몰입을 상당히 방해했다. 샤잠의 히어로명을 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름 개그 같이 대사로 나오는 개그 부분은 거의 의미를 이해 못했다고 해도 될 정도다. 이 영화가 유치한 것과 별개로 개그가 생명인데 전혀 이해 못할 번역으로 도리어 지루함만 더 늘려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족 관련 주제로 영화가 하도 많이 나와서 이제는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다. 매번 똑같은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혼자가 아닌 다 같이 화합하는 결말이고. 샤잠 역시 이와 다를 게 없지만 그래도 히어로와 빌런의 비슷하면서도 대립되는 가족관을 제시해서 비슷비슷한 의미라도 색다르게 표현하려는 시도는 보였다. 단순한 어린 아이의 로망으로 치부하지 않고 가족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확실하게 이해한 내면의 어른스러움이 현실로 구현된 형태로. 속편이 나온다면 좀 더 성숙하고 숙련된 능력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샤잠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쿠키영상<스포주의>

 

 

 

 

1. 닥터 시바나 재등장 및 미스터 마인드 등장 예고

 

2. 샤잠이 아쿠아맨과 같은 수중생물 의사소통 능력을 테스트하는 영상. 아무래도 제임스 완 감독과의 친분으로 넣은 일종의 개그 신으로 보임.

 

 


'영화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로나의 저주(2019)  (0) 2019.04.20
공포의 묘지(2019)  (0) 2019.04.13
어스(2019)  (0) 2019.03.31
겟 아웃(2017)  (0) 2019.03.29
알 포인트(2004)  (0) 2019.03.27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