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riended
화면 정리가 안 돼서 난잡한 파운드 푸티지
★★★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나왔을 당시, 1인칭 시점 공포영화(페이크 다큐, 파운드 푸티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 이전에 나온 블레어 위치라던가, REC도 1인칭이라는 시점 구도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전례도 있어서 그런지 파라노말 이후로 1인칭 시점의 공포영화는 많이 나왔다. 그리고 하나가 뜨면 늘 그러듯 전형적인 전개와 우려먹기가 역시 난무하기 시작했다. 물론 완성도 면에서 문제가 있어도 새로운 시도 역시 없는 건 아니다.
언프랜디드도 1인칭 시점 공포영화이긴 하나, 비디오카메라 하나로 한정되지 않고 인터넷이라는 넓은 공간에서의 영상전화로 전개되기 때문에 1인칭 시점인데도 약간은 넓게 전개된다는 느낌이다. 인터넷이라는 환경인만큼 구글이라던가, 페이스북 같은 친숙한 매체도 등장하고 굳이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채팅창으로 써지는 글이나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만 봐도 인물이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들어나서 획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위험하다고 글로 나타내는 것 외에도, 모든 문장을 대문자로 써지는 데도 그냥 보내고 심지어 오타가 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다급하게 보내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생각지 못한 초현상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진화한 사이버 귀신의 면모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기 때문인지 장점과 동시에 단점 또한 적지 않게 많았다.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단점은 바로 인터넷 화면으로만 전개되다보니 심각하게 난잡해 진다는 것이다. 영상전화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채팅창을 켜서 채팅을 하고, 페이스북 댓글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도대체 어디를 보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시선이 수시로 분산된다. 그것도 자막으로 보는 입장이라 더 그렇다. 아마 영어를 쓰는 외국인이라면 어느 정도 참신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자막으로 보면 정신없어 진다. 특히 영상전화에서 나오는 말과 채팅창의 자막이 겹치면 도대체 누가 말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 특히 페이스북 댓글이 뜰 때면 자막도 인터넷 창을 따라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자막을 따라잡다 보면 인물관계고 뭐고 잘 파악이 안 된다.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 않는 걸 나타내는 노이즈나 카메라 멈춤 등도 있지만, 외국의 인터넷 망 속도가 우리나라와 같을 리 없으니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된다. 결론적으로는 쓸데없이 고퀄리티로 인터넷 환경을 재현해서 생긴 문제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무엇보다 문제로 보였던 것은 장면 전환이었다. 비디오카메라로 찍는 상황이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보여줘서 상황몰입이 더 잘 되고, 인물들의 시점에서 안 보이는 것을 본다는 공포가 있다. 물론 가끔 생략하면서 장면 전환이 나오기도 하지만, 크게 문제 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언프렌디드에서의 장면전환은 전개를 앞당긴다거나, 그런 것 없이 그냥 긴장감을 끊어먹는 요소나 다름없었다. 차라리 매끄럽게 보여주면 더 무서울 장면을 중간에 끊었다가 보여줘서(아마 순간적인 충격을 주려는 의도였겠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분위기를 깎아먹는 요소로 전락한 듯하다.) 무서움이 덜 느껴졌다.
분명 내용적으로 보자면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악플문제라던가, 인터넷 서비스로 인한 공개적 왕따 같은 문제 말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전개 면에서 보면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귀신의 쏘우 게임에, 결국에는 단체 멘붕에 빠진 진흙탕 싸움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이것저것 좀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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