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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2015)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2. 20.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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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제들

 

The Priests

뻔한 듯 하며 신선한 빛과 어둠의 경계

★★★★

 

 세상을 비추는 빛은 어디서나 보이고, 어둠 역시 정체를 숨긴 채 도처에 널려있다. 얼핏 보면 눈에 잘 보이는 구도지만 생각보다 구분이 되지 않는다. 겉모습을 속이며 뒤에서 비웃고 있는 어둠은 잘 보이지 않는 법이고, 이걸 밝혀내는 빛의 진정성 역시 의심 받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 구도는 나름 장엄한 연출하기 좋아서 오래 전부터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단골 소재인 만큼 꽤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눈에 띄게 새로운 부분이 없으면 식상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엑소시즘은 이미 해외영화에서 많이 다룬 소재다. 어차피 악령을 퇴치하는 건 예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나 배경, 생각지 못한 반전 등의 실험으로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컨저링 시리즈고. 그에 비하면 검은 사제들의 경우는 정해진 공식에서 크게 다를 게 없는 전형적인 퇴마물 구도다. 하지만 뻔한 듯하면서도 어느 정도 재미를 주는 편이라 오컬트 장르를 처음 접할 때 좋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 흥미진진하게 구성하긴 했지만 과정이 약간 지루한 감이 있다. 물론 오컬트 장르 특성상 확실한 무엇이 나오기까지 지루한 분위기라는 건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냥 지루한 게 아니라 불길한 분위기라든지, 아주 느리면서 무언가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압박감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경우 초반부터 악령의 존재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일까? 본론으로 들어가기까지 대체로 평이하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특성상 이런 장르가 생소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밑바탕을 깔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도, 굉장히 친절한 걸 넘어 너무 예상하기 쉬운 구성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시점과 오컬트적인 시점이 동시에 있어서 살짝 주제의 논점을 흐리게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서 엑소시즘의 인식을 생각하면 필요할 수밖에 없겠다고 인정은 해야겠다.

 그래도 연출은 멋지게 잘 나온 편이라고 본다. 엑소시즘을 시도할 때의 불길하고 징그러운 연출과 배우의 그로테스크한 연기까지 소름 그 자체다. 메인이벤트 부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질 정도다. 어두운 밤 배경을 비출 때는 유독 빛과 어둠의 경계가 뚜렷하게 보이도록 촬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빛이 있는 곳은 번화가 거리, 어둠이 있는 곳은 그 외의 전부. 가로등이 없는 누추한 골목, 불이 꺼진 건물, 한강수면, 건물 옥상 등등. 특히 밤하늘의 달이 구름에 가려졌다가 나타났다가 하는 연출은 살아있는 빛과 어둠으로 보였을 정도다.

 클라이막스 부분은 흔한 제한시간을 둔 보스전 형태이긴 하지만, 사람의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존재의 위압감 하나는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나쁘지 않게 봤다. 생각보다 이 부분이 신선하게 보이기도 했다. 보통 영화 속의 엑소시즘이 고정된 자리에서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것과 비교하면, 추격전 보는 듯이 속도감 있고 다급한 전개는 그 동안 못 보던 장면이다. 스피드하게 마무리를 지어서일까, 그 뒤에 남는 장엄함은 웅장하지 않고 잔잔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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