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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 저주의 시작(2016)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2. 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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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저주의시작

 

Ouija: Origin of Evil

나름 머리쓴 클래식 스타일 강령술 호러

★★★★

 

 공포영화 사망법칙이라고 들어 봤을 것이다. 이것저것 많지만 간단하게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규칙이 있으면 반드시 지키자.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자. 대부분의 공포영화 진행방식이면서, B급으로 갈수록 아무 생각 없이 마구 남발해서 답답하고 노잼을 유발하는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아무리 고급 재료를 써도 조리 방법이 형편없으면 맛없는 요리가 되듯, 뻔한 것이라도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고급스럽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본편이 망작으로 혹평 받았는데도 나온 프리퀄 속편이자, 보기 드문 형식으로 소모포어 징크스를 박살낸 특이점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소모포어 징크스라는 걸 염두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망작 중의 망작이라 극히 드문 떡상의 예시라 해도 될 정도다. 이렇게 말한 것에 비해 영화 내용은 꽤 평범하게 보이긴 하지만.

 강령술이 소재인 호러가 다 그렇듯, 이 영화도 하지 말라는 짓을 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다른 영화 같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불길한 음악과 함께 뭐가 막 나올 조짐이 보이고, 주요 인물들은 호들갑 떨고 난리치고 남는 게 금방 예상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다.

 재미있는 점은 작중 시점인 60년대 배경에 맞게 배급사 로고부터 엔딩 크레딧 같은 외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60년대 영화처럼 연출해 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모르지만 전반적인 스토리도 60년대 느낌으로 클래식하게 잔잔한 스타일로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자보드가 나름 고전적인 강령술이라 이런 컨셉으로 잡은 것 같은데 나름대로 성공적인 시도로 보인다. 60년대에 나온 영화는 이런 느낌이라는 감상으로 보기도 좋고. 다만, 전반적인 스토리까지 옛날 감성이 많이 들어가 있고, 전개도 느린 편이기 때문에 요즘 느낌으로 보면 지루해 보이는 면이 많다. 느린 전개가 나온다는 건 그 만큼 불길한 분위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 탓에 오컬트 영화에서 잘 쓰이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요즘 나오는 속도감 있는 호러를 많이 접한 경우에는 답답하게 보여도 이상하지 않다.

 악령이 들렸을 때의 비주얼이 상당히 압권이라 잔잔한 분위기에 방심하며 보다가 많이 놀랄 수도 있다. 딱히 특별한 분위기를 내는 BGM도 없지, 예측할 만한 징조도 보이지 않지. 훈훈한 일상 장면이 나오다 다음 컷에서 갑자기 무서운 장면이 나온다고 생각해 보면 적절할 것이다. 옛날 공포영화에서 볼 법한 연출이 곳곳에 보이기도 했다. 카메라 앵글 밖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이 있다던가, 아무런 소리 없이 잠잠하다가 화면이 돌아가면 따란, 하면서 나타는 형식 같은 거 말이다. 특히나 악령 들린 모습과 달려드는 장면은 약간 옛날 엑소시스트 영화처럼 보일 정도다.

 결말 부분이 살짝 애매한데 이것도 60년대 스타일을 참고해서 이렇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 옛날 공포영화 결말을 보면 속편이 나올 것도 아니면서 이런 연출을 하는 경우가 은근 많기도 하고. 아니면 이전 본편과의 연결 구도를 노렸을지도. 하지만 뭐가 됐든 썩 깔끔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본격적인 악령이 나타날 때 보여준 복선과 비틀기는 꽤 머리를 썼다고 볼 수 있다.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자>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허점. 공포영화에서 늘 나오는 답답한 짓을 역으로 까는 듯한 구도까지. 이런 부분만 보면 비평적으로는 좋은 점수가 나올 법하다. 문제는 재미 면으로 보면 겨우 이거 강조하려고 이 지루한 걸 만들었나 하고 혹평이 나올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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