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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교실 [1, 2, 3권]

도서 BOOK/만화 COMIC BOOK

by USG_사이클론 2018. 12. 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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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교실

 

 

우메즈 카즈오/세미콜론

 

일본만화

 

★★★★☆

 

 

 

 우리는 항상 멋진 미래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에 비해 시궁창 같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현실이 앞날을 알 수없는 불안으로 가득차게 되면 미래도 불안으로 가득차게 될 것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 기대하는 것이 미래일 것이다. 우리 앞에 있을 미래가 멋진 세계라면 좋겠지만, 현재 보다 더한 시궁창으로 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표류교실은 인류가 멸망한 지구로 날아가버린 야마토 초등학교의 학생들의 생존기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초현상으로 인해 죽음의 세계로 들어온 학교는 예측할 수 없을 혼란으로 피가 마를 겨를이 없다.

 

 우메즈 카즈오는 이토 준지의 스승인 작기다. 상황을 기괴하게 몰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잠시도 편한 구석을 만들지 않아 작중 인물들을 비롯해 독자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놀라운 재주가 있어 보였다. 작중 인물들의 한결 같은 심각한 표정을 계속 보고 있으면 보고 있는 나도 심각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한치의 예측도 불가능한 전개 때문에 아무리 내용이 많아도 그 자리에서 다 안보고는 못 배긴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혼란을 겪는 모습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고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은 단순히 늘보던 현실이 아니고, 무엇보다 부모님 생각으로 불안해 한다. 그에 비해 선생님, 즉 어른들은 논리로 풀어지지 않는 현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고 설명으로 풀어내려는 모습에서 어른들의 각박한 세계가 느껴진다.

 

어른들은 말이야, 세상일을 논리에 따라서 생각하려고 해.

그래서 논리에 어긋나는 일이 일어나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돼서, 도저히 참질 못하는 것 같아.

-1498p

 

 그래서인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먼저 이성을 잃고 눈에 뵈는 게 없는 미치광이가 되버린다.

 졸지에 어른과 대립하게 된 아이들 사이에서 점차 희생자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멸망한 세계에서 만들어낸 죽음의 그림자도 야마토 초등학교를 덮치기 시작한다. 기괴한 생명체가 학교를 습격하고, 학교 상황이 안정되어 가면 곧바로 또 다른 사건이 꼬리를 물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어른들이 없어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간의 권력투쟁은 윌리엄 골딩의 '파리 대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보인다.

 초등학생들 끼리 피튀기는 싸움을 하는 것도 충격이지만, 멸망한 미래의 모습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끝없이 있는 사막과 그 밑에 파뭍힌 파괴된 현대문명의 흔적들, 기괴한 하늘. 어디를 봐도 희망 같은 것은 보이지도 않는다.

 

 중간중간에 보통 아이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장면이 많았다. 대걔 사람들은 작가의 설정이 터무니 없다고 하는 것을 봤는데, 나는 생각이 달랐다. 상황이 비현실적인 만큼, 더 비현실적인 일어나도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생존의지에 따라서 평소에는 상상 못할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만약 당신이 최악의 상황으로 자연으로 내몰리면 베어그릴스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침착하다가도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머릿속에서 겪고 있는 혼란 때문일 것이다.

 상황은 파국과 안정을 계속 넘나들면서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한정된 식량과 자원이 고갈되면서 아이들도 서서히 이성의 끈을 놓고 시작하고, 황량한 미래의 위협도 갈수록 거세져 간다. 과연 야마토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미래에 살게 될 아이들에게 멋진 세상을 남겨주기 위해서는 남겨야 할 것을 생각봐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자원이 있어도 언젠가는 고갈되기 마련이다. 하루하루가 지날 수록 아이들의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미래는 아이들의 몫이지만, 이 현실이 유지되야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사막이잖아요, 안 그래요?!

나무, 개울, ... 그런게 어디있죠?!

어디를 봐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뿐이잖아요?!

다들 겉모습에 속고 있는 거예요!?

-3137p

 

세상을 이 모양으로 만든 건 바로 우리 부모님하고 친구들이야!!

자기들 멋대로 미래의 몫까지 써버려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된 거야!!

-3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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