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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2019)

영화 MOVIE

by USG_사이클론 2019. 10. 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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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 아스트라

 

Ad Astra

광범위한 우주가 느끼게 해주는 절대고독의 끝

★★★★☆

 

 우리가 사는 세계의 바깥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시점부터 많은 이들이 이런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또 다른 생명체. 흔히 말하는 외계인의 존재다. 여러 창작물 속에서 다양한 이미지로 다루어진지도 오래다. 우호적 존재. 혹은 무자비한 침략자. 또는 그 밖의 여러 가지. 과학적으로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부다. 먼 미래까지 염두 해두고 있다지만 언제 그 존재가 밝혀질까.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 말고 누군가가 있긴 있을까.

 이 영화의 첫인상은 이랬다. 우주 밖 존재의 가능성, 존재의 의미를 다루는 인터스텔라 비슷한 우주 활극. 그러나 실물은 생각한 것과 차원이 달랐다. SF요소나 우주는 그저 배경이나 소품에 지나지 않을 뿐. 전반적으로 철학적인 주제로 심오하게 풀어가는 스토리가 메인이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지만 화려한 볼거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흔한 SF라 생각하고 보면 엄청 지루하고도 남는다.

 작중에서 말하는 존재의 의미. 어려운 문제 같지만 간단하게 보이기도 한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소중한 것은 가까이에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라 그렇게 큰 중요성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걸 깨닫게 되는 과정이 영화의 주 내용이나 마찬가지다.

 절대고독.

 우주 공간에서 나 홀로 있는 몇 날 며칠.

 굳이 우주에 나가지 않아도 고독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많지만 그 무게감이 다르다. 우주선이라는 공간과 그 바깥의 우주라는 공간. 거대한 공간에 하나의 점처럼 보이는 나 혼자. 무한한 저 너머로 펼쳐진 이 공간에서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이 세계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오직 끝없는 생각뿐. 한정된 영화 상영시간 안에 이 엄청난 고독감을 나타내고 표현한 것이 대단할 정도다.

 다만 깊이 있는 스토리에 비해 과학적 고증 면에서는 심각하게 엉망이다. 행성 간의 이동거리나 통신이 오기까지의 시간이 지나치게 짧게 묘사된 것. 달 표면의 중력묘사. 화성의 액체 묘사. 어이없는 행동의 연속인 우주선 내부 난투극 등. 굳이 이쪽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금방 알아볼 부분이 많다. 이외에도 세계관 설정에 비해 어딘가 부실한 묘사라든지. 작중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규모에 비해 심각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면도 그렇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SF적 요소를 소품 정도로 밖에 쓰지 않았다는 것이 여기에서 부각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중 주제나 인상적인 효과를 주기 위한 의도적인 고증오류에 대해서는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스토리적인 완성도냐 장르적 재미와 이해냐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만하다. 필자의 경우처럼 스토리적인 깊이에서 보자면 부족한 점이 있어도 나름 깊이 있는 수작으로 볼만하다. 그러나 SF 장르 팬의 입장에서는 장르적 재미도 못 살리고 엄청나게 지루한데다 고증오류가 넘쳐나는 망작으로 보여도 이상하지 않다.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평가에 달린 것이다. 무엇이 정답이다, 라는 건 없다.

 또 다른 무언가를 찾는다는 건 더 넓은 세계로의 진출이나 도전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시점에서 보면 이럴 지도 모른다. 먼 곳을 보느라 가까운 곳을 소홀이 하고 있는 것. 호기심으로 시작된 위대한 도전이 아니라 개인적 공허함을 달래기 위한 끝이 보이지 않는 여정. 무엇이 됐든 간에 나는 문득 생각을 해본다. 험난한 모험 한가운데에서 출발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무조건 실패나 좌절이 아니라는 것을. 언제 다다를지 모를 도착지점에 대한 불안과 비관적인 전망 보다는 오히려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엇이 있는지 이미 다 알고 있기에 불안보다는 안정감이 먼저 들고. 소중한지 모르고 있던 모든 것들에 감사하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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