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드 헌팅턴 라이트/북스피어
소설론
★★★★☆
미국의 추리소설 황금기 이전의 탐정소설 역사와 다양한 작품들의 소개와 비평을 볼 수 있다. 처음에 월러드 헌팅턴 라이트라는 이름이 낯설게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분이 파일로 밴스로 유명한 S.S 반 다인의 본명이다. 이 책의 끝에 나온 필명에 대한 유래를 보면, 작품 비평을 보면서 느꼈던던 것과 다르게 의외로 작가 분이 조심성이 많았던 것으로 보였다.
내용에 앞서 나오는 출판사 서문부터 깊은 인상이 느껴진다.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번역서가 어떤 방식을 거쳐서 서점으로 들어오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서문을 보면서 외서를 계약하고 선인세를 내는 과정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간에 나오는 베스트셀러에 대한 불편한 진실도 큰 의미가 있어 보였다.
반 다인이 추리소설을 쓰기 이전에 병석에서 많이 읽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명작부터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하게 탐정소설에 대해서 연구한 것을 알 수 있다. 아는 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나오면 반갑지만, 모르는 작가와 작품이 더 많아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 계속 늘어나는 판이다. 시대와 나라에 따라 개성있거나 차별성 있는 탐정 캐릭터가 있는 만큼 장점과 단점도 다양했다. 대체로 작가가 좋게 말하다가 뒤에서 날카롭게 비판하거나, 이 작품은 독자들이 외면했지만 배울점은 있다거나, 앞에서 비판을 늘어 놓다가 뒤에서는 "하지만 이런 독특한 면이 매력적이다."라면서 칭찬을 한다. 왠지 병주고 약주는 평가라는 생각이 든다.
영국과 미국, 프랑스 작가를 위주로 평가하다가 다른 유럽국가의 탐정소설에 대해 평가하는 부분에서 한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꽤 오래전이지만 반 다인이 자신도 모르게 한 예언이 적중한 것으로 보였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조만간 탐정 소설 분야에서 프랑스나 영국, 미국과 경쟁하게 될 조짐은 분명히 엿보인다.-83p
실제로 현재 북유럽 추리소설이 꽤 대세이지 않은가. 스티그 라그손 작가의 밀레니엄 시리즈, 요네스 뵈 작가의 해리홀레 시리즈 등등. 미스터리에 대해 얼마나 깊게 연구했으면 먼 미래의 일을 예측까지 할 수 있을지 신기하다.
추리소설에 대한 기원을 논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첩보 소설에서 보이는 탐정 소설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딘가 비슷하면서 다른 첩보 소설과 탐정 소설의 관계. 어쩌면 탐정 소설의 영향으로 빗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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