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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관의 살인

도서 BOOK/소설 NOVEL

by USG_사이클론 2019. 4. 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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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관의살인

 

아야츠지 유키토/한스미디어

일본 소설 

★★★★★

 

 기상천외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살인. 관 시리즈의 세 번째 저택은 다름 아닌 미로. 그것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노타우로스가 갇힌 미로를 연상시키면서 이름 그대로 미로처럼 생긴 저택. 거기에 수차관에 이은 색다른 사건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시마다 앞으로 도착한 한 권의 추리소설. 그것은 다름 아닌 작년, 미로관에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추리의 거장 미야가키 요타로가 소유한 미로관. 사건이 일어난 그 날, 여덞 명의 사람들이 초대를 받는다. 편집장 부부와 미야가키의 제자 넷. 그리고 추리 마니아 시마다 기요시. 하지만 정작, 주최자인 마야가키는 이미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고, 그의 유언으로 유산을 걸고 며칠 동안 미로관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 콘테스트를 열게 된다. 그렇게 첫 날이 지나고 응접실에서 추리소설가 한 명이 목이 베인 채로 발견되는데...

 이번 관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책 속의 또 책이 들어 있는, 비유하자면 액자식 소설이라 할 법한 구성으로 줄거리에서 보듯이 시마다에게 도착한 미로관을 같이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냥 구성만 이렇게 해도 대단한데, 진짜 책 안에 책을 끼워 넣은 것처럼 표지와 목차, 거기에 책 끝에 항상 존재하는 제작 날짜와 출판사 주소 같은 것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서 정말 신경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요 인물들이 추리소설과 관련된 인물들이 많아서 추리소설 관련 평판이나 이론에 대한 논쟁이 약간 있는 편이다. 특히 주목한 게 공정성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공정성을 지켜도 참신함이 없으면 재미없다거나 아니면, 참신해도 공정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얘기를 보며 마치 작가 자신이 비밀장치가 트릭인 관 시리즈에 나름대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중 인물의 말을 빌려서도 비밀장치가 공정하지 않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걸보면 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미로관이라는 건물의 특성과 그리스 신화 속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이 접목되면서 숨막히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느낌이 많았다. 그냥 저택이라면 복도에서 누군가와 마주치기도 쉽고, 숨을 곳도 마땅히 없다. 하지만 저택 자체가 미로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복잡하게 갈라진 갈림길이 이어지는 복도 안에서 누군가와 마주치는 것은 우연에 가까울 정도일 테고, 모퉁이 도는 곳이 많은 만큼 몰래 따라가기에도 적합해 미노타우로스처럼 괴물에 가까운 살인마까지 있다면 제대로 공포스릴러 그 자체라 해도 될 법하다.

 무엇보다 묘미인 게 이 소설은 그야말로 반전의 반전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크게 관심가지지 않았던 부분이 의외의 진실로 밝혀지고,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던 부분이 전혀 다른 사실로 밝혀지며, 아예 인물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까지 하면 저택만 미로인 게 아니라, 소설 자체도 미로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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