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톨트 브레히트/아티초크
독일 시
★★★★★
나의 주장은 이러이러한데, 사람들은 나를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것으로 여기고 비판하고 심지어 정치적으로 몰아 붙인다. 시를 읽으면서 이러한 취급을 받은 게 바로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아닌 가 싶다. 단순히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를 부르짖고, 나의 생각과 비슷해보이는 사상에 동의를 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순한 인물로 밖에 보이지 않았던 그가 안타깝게 보일 뿐이었다.
브레히트의 시는 대체적으로 어딘가 리얼한 느낌이 강하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소재로 한 점도 있지만, 특별한 상징을 사용하더라도 그게 감상적인 이미지라기 보다는 현실에 존재하는 이미지 그 자체로 느껴지기 때문에 그렇다. 베르톨트의 시에 군인이 나오면 진짜 군인이고, 사람이 죽으면 진짜로 죽은 것이고, 절망을 부르짖으면 실제로 절망을 부르 짖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베르톨트의 시는 현실적으로 크게 와닿고 때로는 그가 얘기하는 리얼함이 아직도 주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섬뜩해지기도 한다.
리얼함과 동시에 베르톨트의 시에 자주 나오는 것은 전쟁과 민중이다. 이들 만큼 리얼함을 극대와 시키는 요소는 없을 것이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서 인지 주로 전쟁에 대한 비판과 억압받는 민중의 모습이 많다. 그것도 특정한 물체에 빗대에 비유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대한 리얼함이 살아 있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리얼함을 통해 주장하는 한편으로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이루어진 게 없다는 공허험이 느껴지는 시도 있었다. 그런 시들은 베르톨트 자신이 개인으로서 얼마나 초라한지 깊게 나타나 있기 때문에 베르톨트가 바라던 개인의 행복이 자기 자신에게도 조차 적용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었다.
특히 '후대에게 바치는 시'는 시라기 보다는 그 시대에 대한 통탄을 후대에 전하는 베르톨트의 외침이라는 느낌이었다. 그 당시 시대를 살아가는 베르톨트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철저히 과거의 사람으로 배제하여, 이 시는 그 당시 쓰여졌지만 그 당시의 시점으로는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미래로 보내는 타임머신 그 자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베르톨트가 암흑의 시대에서 시로 타임머신을 보냈지만, 과연 현재는 베르톨트가 살던 암흑의 시대와 달라지기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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