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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BOOK/소설 NOVEL

by USG_사이클론 2019. 7. 9.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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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소설

 

요네자와 호노부/엘릭시르

일본 소설

★★★★★

 

 학창시절이 제일 좋을 때라고 하지만 솔직히 공감하지 못한다. 도대체가 어디가 어떻게 좋다는 건지 알 수도 없고, 선택보다는 강요에 가까운 필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지냈다고 말하는 게 정답에 가깝다. 빙과를 접하기 전까지는 별의미 없이 낭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 나날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읽은 이후로는 왠지 모르게 그 시절에 뭐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구성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면 감정이 나타나지 않은 애니와의 차이점이 같은 작품을 두 번 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원작을 보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어떤 것을 첨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쉬운게 있다면 일본어 표기법을 지키면서 생긴 어색함이다.

 각종 부서활동으로 유명한 카미야마 고등학교에 입학한 오레키 호타로는 에너지 절약주의라는 이유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내고 싶어 하지만, 학교 선배이자 누나인 오레키 토모에의 권유로 고전부에 들어가게 된다. 방과 후, 호타로는 특별동 4층 구석에 위치한 고전부실에서 치탄다 에루와 만나면서 일상의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주인공 오레키 호타로는 추리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거의 나의 학창시절 지냈던 모습에 거의 가까웠기 때문에 행동과 생각에 공감을 할 수가 있었다. 아마 처음으로 나의 학창시절은 어떻게 잘지냈는지 돌아봤을 것이다. 그때는 학교에 가면 공부 말고는 할게 없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그때 다른 것도 있었는데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고 무시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가벼운 분위기에서 어떤 것이 사건이 되고 어떻게 그것을 해결하는지 처음알게 되었다.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하고 고전부라는 부서에도 들어왔을 때라서, 전반적으로 정체성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으로 보였다. 배경으로는 고전부란 무엇을 하는 곳이고 어떤 의미인가였지만, 인물로 보면 치탄다 에루의 목적도 있지만 오레키 호타로의 변함없던 에너지 절약주의가 환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스타일의 변화를 생각하게 되는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살인에서 오는 것은 죽음과 사연의 무게라면, 일상에서 오는 것은 감춰진 불편한 진실의 무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과 약간의 의무적으로 과거의 일을 조사할 때만 해도 그렇게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상식과 시대적 상황, 그리고 당시 시대의 내적 심리 같은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일일 거라는 낙관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진실은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하고 불편한 것이었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과 미화시켜 만들어진 것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게 보였다.

 이 빙과라는 제목에서도 가벼움과 동시에 숨겨진 무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빙과라는 단어 하나로 학창 시절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모습을 나타낸 작가의 의도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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